2012년 4월 1일 일요일

【춘천=뉴시스】붉은 초롱등으로 단장한 현지사 [2012-03-28 17:01:49]




붉은 초롱등으로 단장한 현지사
 기사등록 일시 [2012-03-28 17:01:49]
【춘천=뉴시스】한윤식 기자 = 석가탄신일을 두 달여 앞둔 28일 강원 춘천시 사북면 지촌리 현지사가 부처님 맞을 준비에 분주한 가운데 붉은 초롱등 물결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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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2012.3.29/종교단상-덕산(현지사 영산불교대학장)/깨끗한 마음 뱃속 우리 아이에게 전해요




고요한 아침의 나라
종교단상-덕산(현지사 영산불교대학장)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의 이야기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한해 앞둔 87년 우리나라 우정의 사절단 단원을 이끌고 뉴질랜드를 방문하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한창 분주할 때였다. 그곳 뉴질랜드에서도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에서 온 사절단의 방문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 사절단은 뉴질랜드 타우포 호수에 접해 있는 타우포시에 거주하는 그곳 우정의 사절단원 가정에서 일주일간 민박을 하게 되었다.

민박을 시작한 후 약 3-4일 지난 후 타우포 시장 주최의 파티가 있었고, 특별히 시장님께서 우리 단원들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파티에 참석한 타우포 우정의 사절단원 (민박을 제공한 사람들)의 분위기가 좀 서먹서먹해 보였다. 그래서 그 분들에게 살짝 알아보았더니 우리 단원들이 감사해 할 줄도 모르고, 죄송해 할 줄도 모르는,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사람들로 비치고 있었다. 그리하여 서로 간에 어쭙잖은 오해가 싹트고 있었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막아야 되겠다 싶어 그들에게 상황을 좀 설명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 파티가 시작되자 앞으로 나가 전후 사정을 들려주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5000년의 긴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 서양인 여러분들이 우리나라를 고요한 아침의 나라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은자의 나라 (The Hermit Kingdom)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5000년이 넘는 긴 역사 속에서 주변 국가를 한 번도 침범해 본 적이 없는 지극히 평화를 사랑하며 조용히 착하게 살아 온 민족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사를 표시해야 하거나, 상대에게 다소간의 불편을 끼쳤을 때에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감사할 줄 모르고 죄송해 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속 깊이 더 크게 간직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더니 뉴질랜드 사람들이 자기들이 잘 못 알고 오해가 생겼다며, 우리 측 사절단원들을 끌어안고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며 그간의 잘못을 사과했다.

내가 한 짧은 말에 그들은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원래 그곳은 마오리 족의 나라였는데 서양인들이 침략하여 뉴질랜드라는 나라를 세웠다. 그들은 침략하였지만, 우리는 남의 나라를 한 번도 침략한 적이 없다. 우리의 역사는 5000년이지만 그들의 역사는 불과 100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형식적인 말로는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하지만, 우리와 같이 진심에서 우러나는 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오랫동안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많은 외국인들을 만나보고 그들과 교류도 해 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우리민족이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더 착하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석가모니 부처께서 48년간 하신 법문을 한 마디로 집약하면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과응보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내가 지은 죄는 남이 대신 받을 수 없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내가 받게 된다고 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행복한 내일, 아니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착하고 선하게 살아야 한다. 우리 조상들이 착하게 살아온 대가로 우리는 우리나라 5000년 역사에 지금 가장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는 지금 착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 민족 본래의 착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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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9 15면기사




깨끗한 마음 뱃속 우리 아이에게 전해요 
[지역종교단체를 찾아서]⑭ 현지사 대전 분원 2012-03-29 15면기사

흔히 태교 교육하면 양(의)학에서 말하는 산모 교육이나 육아 교실 등의 강연을 떠올리게 된다. 이런 태교 교육은 실제 각 대학병원 등 의료기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불가(佛家)에서 태교 교육을 한다면 이런 교육이 있을 법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과 함께 있더라도 이색적일 것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반인들, 특히 산모들은 그런 곳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절에서 태교 교육을 하는 곳이 있다. 대전 현지사는 수년 전부터 태교 교육을 해 오고 있다. 교육 초창기에는 산모는 물론 일반인들의 인식이 부족해 수강생 모집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이곳 덕산 주지는 말했다.

현지사는 국내 불교의 가장 큰 종단인 조계종과 달리 자재만현 스님과 광명만덕 스님이 창설한 영상불교에 속한다. 본원은 춘천에 있고, 분원은 대전,부산, 화진포, 대구 등 전국 각지에 퍼져 있다.

현지사에서 시작한 태교 교육은 과연 어떨까. 최근 현지사 대전분원을 찾았다. 이곳 덕산 주지는 태교 교육에 대해 1시간 넘게 설명했다.

◇현지사, 태교 교육의 시작은?

현지사는 올해 태교 교육과 관련해 5기 수강생을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은 150여명에 달한다.

시작은 2010년 12월부터다. 4주 단위의 1기 수강생 모집에는 인원이 소수였다. 인식이 부족했던 탓이다.

하지만 절에서 태교 교육이 이뤄진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 2기 모집 때는 100여명의 수강생이 신청했다. 수강생은 대부분 산모와 남편들이 중심이 됐다. 때론 양가 부모들도 참석하기 시작하면서 관심도는 초창기 때보다 높아졌다.

현지사 대전분원은 1기부터 3기까지 태교 교육을 진행했다. 대전을 비롯해 대구 구미 울산 포항 마산 창원 양산 김해 진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몰렸다.

이후 4기와 올해 시작된 5기 태교 교육은 부산분원에서 맡았다. 대전분원보다 공간이 다소 넓어서였다. 5기 교육은 이달 3일부터 시작됐다. 매주 토요일 3시간씩 4회 실시된다. 특정지역에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매 교육 때마다 신청한 수강생들이 거의 100% 참석한단다.

덕산 현지사 대전분원 주지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준비된 삶을 살아야 하는데, 물질적 풍요에다 의술이 발달하면서 태교에 대한 관심이 옛 조상들에 비해 높지 않은 것 같다"며 "태교는 한 사람의 전체를 좌우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교 때부터 마음 수양을 하면 복덕이 쌓인다"고 했다.

현지사는 큰스님을 중심으로 태교 교육을 만들었다. 하지만 전문지식이 부족했다. 그래서 옛 문헌을 찾기 시작했고, 1801년 당시 양방가의 사주당 이씨가 쓴 태교 문헌인 '태교신기'를 연구했다. 이 문헌에 나오는 태교 교육법 등을 소개하고 강의하기 시작했다.

◇태교 교육 무엇을 가르치나

교육은 생물학적 측면에서 의학 전문가들의 강의와 스님들의 수양 강연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생물학 분야에서는 의사나 생물학 교수들이 맡아 진행한다. 교수진은 산모, 태아, 신체 등 인간의 생물학적 구조와 태아와의 상관관계는 물론 한의학 시각으로 본 태아 등을 교육한다. 올해 5기 강의는 김병기 교수가 진행하고 있다.

덕산 주지와 영산불교대학 교학처장인 일도 스님 등이 마음 수양 부분에 대해 강의한다. 이들은 신불교사상에 대한 특강을 벌이고 관세음보살보문품경 등 불교경전을 통한 수양교육을 진행한다. 여기다 앞서 교육 이수자 중 이미 출산한 산모들의 체험담 강연도 이뤄진다.

일도 스님은 "앞서 교육을 이수하고 출산한 산모들이 가끔 찾아 와 태어난 아이가 총명하고 건강한 것 같다고 전한다"고 했다.

불교의 핵심 사상 중 하나가 '윤회'다. 자재만현 스님은 '윤회의 주체가 영혼체(영체)'라고 해석했다. 이 영체가 죽어 몸에서 빠져 나와 죄업에 따라 육도윤회한다는 것. 이를 반복하면서 인간은 고통을 받는데, 태교 교육을 통해 태아의 업장(죄업)을 소멸한다는 게 현지사가 진행하는 태교 교육의 핵심이다.

덕산 주지는 그래서 "관음태교를 통해 산모들에게 바른 자세를 가르쳐주고 밝고 맑은 정신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라고 했다.

태교 교육의 운영 경비 일체는 현지사가 부담한다.

현지사가 운영하는 것 중 하나가 영상불교대학이다. 매년 봄부터 가을 사이 7-8개월 정도 운영되는데, 매년 300-400명 정도가 몰린다. 주중반과 주말반 및 고급반(불교 경전반) 등이 운영된다. 이 때 불교대학 수강생 중에서도 관음태교에 관심을 보여 신청하는 수강생도 꾀 있다고 현지사 측은 설명했다.

◇태교 교육 때 '효' 사상 강조

현지사가 관음태교라는 소위 강좌를 만들면서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효(孝)' 사상이다. 이는 현지사가 수행 덕목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효 사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덕산 주지는 "불교에서 말하는 '효'는 인연법에 의한 빚(은혜)을 갚는 우주이법 차원으로서 유교의 효의 개념보다 훨씬 깊은 의미를 갖고 있다"며 "효는 나라 사랑과 이웃 사랑 및 스승 공경의 기본이 되는 덕목이기에 태교 교육 때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영 기자 tychoi@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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